용서하소서, 용서하소서 -닐숨 박춘식예수 아기를품에 안으신 마리아님의그림을 보면 누구나두 손이 나직이 내려옵니다그림은 사진과 달라화가나 조각가의 열정도살펴보며 기도하겠지요대림 시기에는이웃 할머니 집 대문 밑으로선물을 나직이 밀어 드리고성당 구유 앞에 꿇어 기도하시기를.그런데구원을 위해 지구에 오시는예수 아기를무슨 낯짝으로 맞이하려는지매일 지구를 부수뜨리는데도용서하소서용서하소서

루르드의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 -닐숨 박춘식루르드의 성모님,저희 죄인들을 위하여 빌어주시어언제나 어디서나 주님을 부르며은총 안에서 모든 일을 이끌어 가게 하소서베르나데트의 성모님,저희가 베르나데트 성녀를 본받아모든 일을 말끔히 처리하게 이끄소서마사비엘 동굴의 성모님,자연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일에언제 어디서든 앞장서도록 도와주소서기적의 샘물을 주시는 성모님,많은 환자가 치유의 은혜로눈물을 흘리며 감사의 절을 한답니다12월 8일은, 한국 교회의 수호자,‘원죄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마리아 대축일’이며1월 1일은, ‘천주님의 성모 마리아

겨울 봄 여름 가을-닐숨 박춘식 사람들은 보통 사계절을봄 여름 가을 겨울로 말하는데도성당 달력은 어찌겨울 봄 여름 가을일까요전례력은 예수님의 달력으로대림, 성탄, 사순, 잠시 숨 돌리고성주간, 부활, 연중시기 순서이지요주일마다 뜻이 깊고 은혜 가득 한데어쨌건예수 부활이 최대 축일인데도징글벨에 끌려가는 까닭은긴 겨울밤 축제 때문인 듯하네요그나저나하늘 어머니이신 마리아님의 축일이일 년 거의 모든 달에 있어서폴짝 폴짝 뛰는 이도 있답니다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12월 2일 월요일)

늦가을의 나무 기도 -닐숨 박춘식 나직이 성가를 부르든은행나무 이파리들이우수수흙바닥에 떨어집니다위령을위해땅으로 내려온노란 이파리들은이제 허밍으로 기도합니다

시편은 시편으로 - 닐숨 박춘식 ‘시편 묵상과 기도’라는 책에*시편집은,‘성경 속 기도서’라고 표현하여저 홀로 힘차게 손벽을 칩니다어떠한 미사이든시편은 서너 마디로도 기도하며시편은 감사 찬미를 노래하다가시편은 기쁨과 용서를 청합니다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시편은 민족의 노래를 부르고개개인의 절절한 감정으로하늘 보며 용서와 사랑을 껴안습니다두 천년을 뛰어가는 시편은또 천년, 천년을 가슴에 품는 시편은어지러운 세상까지 껴안고노래합니다 울면서도 기도합니다

시골 시인의 꿈-닐숨 박춘식 청진기를 목에 건 분이눈을 껌벅이며준비하시라고 나직이 말합니다환자 귀가 너무 밝아‘준비’를 듣고아카시아에게 감사를,미루나무에게는 눈동자를 끔벅거립니다지난여름 극심한 태풍으로 꺾인미루나무에게는 포옹을,못 박힌 주님 십자가 아카시아에게는*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가린 커튼을 당겨 열면바로 보이는아카시아 가지들이 미소짓고 있습니다언제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11월 4일 월요일)* 예수님의 십자가 나무는 다수의 학자들의 의견으로, 그 시대의 로마 군인들이 모든 사형벌을 그 지역의 아카시아 나무 십

죽어, 그 이후 세상은 -닐숨 박춘식 대호와 정운은초등에서 고등학교까지 단짝이었는데교통사고로 대호가 병원에 누웠습니다매우 크게 다쳐대화는 손가락으로 쓰는 글자뿐,중환자 병실에서 대호는죽는 꿈을 꾸었다고 말하자 정운은큰 소리로 죽지 마, 죽지 마. 안 돼. 안 돼!대호가 손가락으로 글자를 그립니다 잠시 후한 달 후 정운이 꿈에, 죽은 대호 얼굴을 보고기절할 듯 놀라며 저어 저, 너 대호 맞냐?응! 나 대호야~ 사람의 일생은, 육체로 지구에서 살지만~ 숨 끊어지면 육체는 껍질로 남

기이한 주일 미사 -닐숨 박춘식 새로 부임한 본당신부가첫 주일미사 강론을 하면서, 여러분에게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드리겠습니다하시며 묵주 구슬 색이 다른세 가지로 보여주었습니다분홍빛 또 하늘색, 그리고 회색 묵주,그때 한 여학생이 손을 번쩍 올리며“저요,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모든 신자가 어디 감히 강론에 끼어들다니-본당신부가 놀라며 미소를 짓는데그 여학생은 또박 또박 또박 말합니다“죄송해요 신부님,환희 빛 고통 영광 네 가지 신비를네 색깔로 정해주시면 좋겠습니다”본당신부가 두 손을 높이 들자모든 신자가 큰 소리로 아멘 아멘,미

묵주기도 이어 묵주기도를-닐숨 박춘식 주교들은 매일환희, 빛의 신비, 고통, 영광의 신비로허기진 양들이 없기를 살피며그리고‘진정 겸손함’을 약속하는 기도로고통의 신비 5단을감실 앞에서 결심하시면 어떨까요이 땅의 사제들 수녀 수사들은묵주기도로환희와 빛의 신비를 바라보고고통과 영광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며주님의 눈물을 닦아드린다면매우 흐뭇하리라 여깁니다흙바닥 참회로허구한 날 묵주 구슬을 알차게 바치시기원합니다 바랍니다 우러러 청합니다나무는- 들풀은- 꽃들은-새들은- 잠자리도-물고기까지-저 멀리, 종탑의 십자가들도끝없는 묵주기도 소리를 뇌

묵주 구슬에 핏방울이 -닐숨 박춘식 무더위에 찌든 얼굴을 펴려고묵주기도를 중얼거리며나직한 산길을 걷습니다소나무 가지들이아이들처럼공기를 흠흠 거리니까바람이 지나면서 엄청 놀랍니다전쟁으로시월의 묵주 구슬에는 매일핏방울이 떨어지기 때문에,하늘 어머니,아이들의 피에는엄마의 울음이 뚝 뚝 뚝떨어져 고이고 또 포-고인답니다

가지 새들이 날아 오기를 -닐숨 박춘식 그 뜨거웠던 한 달 전, 8월햇볕에 코스모스 꽃잎이 익혀회색 꽃으로 피었던서글픈 기억이 남아있는데,마당 구석 안 보였던 두 그루가폭우와 폭염으로 엄청 자라한 그루는 무성한 잎만 자랐고또 한 그루는 500원 동전 크기로꽃 하나가 겨우 피었는데코스모스의 눈물을 보는 듯, 9월 말마음 저려 그저 하늘만 멀거니 봅니다내년에는 충남 농가에서도바나나를 재배할 수 있다고 하니기후 변화가 주는 선물인지알 길 없지만이참에, 갖가지 빛깔의 새들이라도신나게 날아오기를 원합니다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160년 이어온 우정 -닐숨 박춘식 병인박해가 문경새재를 뒤지는데박 마티아는친구같이 절친했던 칼레 신부를옆길 바위 밑으로 숨기고포졸들에게 잡혀 순교합니다 고향 프랑스로 돌아온칼레 신부는순교한 복자 박상근 마티아 생각으로꼬레아의 신자들을꼬레아의 바윗길과 바람길을손으로 그리고 또 그리다가수도원의 마당을 돌고 또 돕니다높은 산골로 미사 짐을 질 경우마티아는 잊지 않고친구 신부에게 곶감을 줍니다그러면 너무 맛있다며 활짝 웃습니다유럽에는 곶감이 드물지만우정을 빛내는 곶감이라면 더더욱붉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나귀 타셨던 주님 -닐숨 박춘식 아무도 탄 적이 없는 나귀 위에올라앉으신 예수님께서는구원을 받으려는예루살렘 군중의 고함을 듣습니다“하늘에 평화,지극히 높은 곳에 영광!”(루카 19. 38)군중의 함성을 들은 성모님은눈물을 잠잠 흘립니다함께 가던 부인들은 성모님을 에워싸고어디 다쳤는지 놀라 여쭙자30여 년 전 베들레헴에서한밤중 천사들의 놀라운 노래를 기억합니다“지극히 높은 곳에서는하느님께 영광”(루카 2. 14)을오늘 또 듣는다고 말합니다하늘 노래가땅으로 내려와 손잡으며하얀 기도 길을 이어 이어 오릅니다 닐숨의 미발표 시(2

“내 새끼가 왜 죽어” -닐숨 박춘식 또 이력서는 내일로오늘은 동해안으로 가자세 명의 청년과 여자 친구 하나맘껏 수영하고파도에게 울분을 토하며밤늦게 서울 도착온돌방에서 자는데윽신자인 청년이 약 먹어 싸늘합니다자살한 청년 미사는보좌신부가 묵묵히 집전하고미사 끝나자젊은 신부는 무릎 꿇어 눈물을 흘리며청년지도에 소흘하여 용서청합니다끝내 어머니는 터지는 울분으로보좌신부 등을 연신 때립니다끝내 그 어머니도 쓰러지면서‘내 새끼가왜 죽어, 왜 죽어’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8월 26일 월요일)

가을꽃을 다독거리는 -닐숨 박춘식땅속의 흙가루가물 가루를 만나종알거리며 산책하다가꽃 씨앗을 만났습니다 하늘이 어떻게 생겼을까바람의 느낌은 어떨까새들은 무엇을 하는지이런 게 궁금하고그런 게 알고 싶어흙가루가 나무가지를 오르고물 가루가 나무 속으로 들어가한참 조물락거리고 껴안습니다가을꽃 봉오리를 만들면서ㅡ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8월 19일 화요일)

망가진 가을 꽃놀이 -닐숨 박춘식 가을꽃 코스모스가폭염을 뚫고마당 한구석에 피어‘고마워 이 더위에’라고인사하려는데보는 순간 질겁합니다으윽, 이게 뭐야!강렬한 뜨거움을 견디지 못해코스모스 꽃잎이누리끼리 변하다니, 거기다꽃 이파리들도 꼬여있네요어이없는 무더위로코스모스가 북쪽으로 이동한다면가을 꽃놀이도 따라가야 하는데늙은 암소에게 여쭈어볼까요구구거리는 암탉에게 물어볼까요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8월 5일 월요일)

열기를 식히는 기도가 있는지 -닐숨 박춘식 헉헉거리는 숨통으로시를 어떻게 만들까? 궁리하다가그냥 무심히 bbc를 눌러보니*마침 삼각형 천 세 개를 입은 여자들이여기저기 연이어 보여세상에, 이를 수도 있구나. 멍하니 봅니다저런 화면으로는기도가 나오기 힘들 텐데. 어쩌지아가씨들에게엉덩이 흔들지 말고총총걸음으로 연인에게 뛰어가서결혼 날을 결정해 온다면제가 아이스크림을 대접할께요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7월 29일 월요일)* 7월 27일 토요일 오후 2시 방영함

빛살 음식 걱정 -닐숨 박춘식 우리는 매일 빛살을 먹습니다아침마다동쪽 하늘로 배달되는화사한 빛살을 받아먹으며온몸으로 소화 시키는 기적을알게 모르게 느낍니다‘빛이 생겨라’ 하신천지창조 말씀의 깊숙한 뜻은사람은 하느님 빛살을 삼키면서빛의 자녀로 살아야 한다는 뜻일 듯,잠시 잠깐날마다 새 빛살을 주시는데더러워진 지구를 어떻게 청소할지또 어떻게 더 밝게 꾸밀지여쭈어보면 어쩌지요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7월 22일 월요일)

성경을 성경으로 곱삶으면 -닐숨 박춘식 성경의 영양가는어느 대목이든그 수치를 크게 능가합니다성경의 힘은우주를 마구 흔들 수 있습니다하느님의 넘치는 힘으로,성경의 빛살은모든 언어를 녹일 수 있으므로깊고 깊은 의미를 환히 보여줍니다성경 속 깊이성경 구절에 매달려 기도 바친다면형편없이 찌그러진 사람도천사 모습으로 변모합니다성경으로성경을 이어 가니까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7월 15일 월요일)

베드로 그리고 안드레아 -닐숨 박춘식 사도 베드로는 로마에서십자가 형벌을 거꾸로 받았답니다조선의 김대건 사제는한강 강변에서뜨거운 핏줄로 조선 땅을하늘 마당으로 만들려고 했답니다로마에서 조선 땅이너무 멀어종탑도 보이지 않는데베드로와 안드레아를 이어보려고기도 묵상 기구 빌고 또 빌고어느 날‘성 김대건 신부 동상이 바티칸에 서다니,,,’‘동양 성인이 바티칸에 나타나다니,,,’동방은 알프스로서구는 백두대간으로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7월 8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