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이 엘리사벳과 그 아들*
-닐숨 박춘식
엄마가 아들을 뒤에서 힘껏 껴안고
시퍼런 작두의 발디딤대 쪽으로 눕자 곧
하얗고 하얀 나래를 펴
두 분이 하늘나라로 오릅니다
엄마 엘리사벳이
마지막 핏줄기로 ‘예수 마리아’ 부르자
아들 스테파노는 엄마 가슴에 방울방울
핏방울로 떨어지면서
‘예수 마리아’를 울부짖습니다
신나무골 성지
두 분 순교자 앞을 지날 때
령시인의 목덜미 뼈가 으드득 으득거리며
사지가 격하게 오그라듭니다 그리고
먼 하늘을 보면 가만가만히 펴집니다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2월 21일 월요일)
* 이선이 엘리사벳 순교자는 1860년 경신박해 때 신나무골로 잠시 피신하였다가 한티까지 올라가 숨었지만, 포졸들에게 붙잡혔고 “나는 죽어도 천주교를 믿겠소!” 고백하며, 장남 배 도령과 함께 큰 작두날로 순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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