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을 파면하라"-천주교 시국미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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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파면하라"-천주교 시국미사를 다녀와서
  • 이정화
  • 승인 2025.04.0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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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칼럼
사진=한상봉
사진=한상봉

어제 <헌법재판소 파면선고를 촉구하는 시국미사>가 헌법재판소 근처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봉헌되었다. 이 엄중한 탄핵시국에 광장에선 애끓는 국민들의 외침이 하늘을 찌르는데 윤석열 파면을 확신해서인지, 아니면 '중립'을 지키는 건지, 그것도 아니면 기도만 하고 있는 건지 교회 지도부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얼마전 멀리 로마 교황청에서 날아온,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며 헌재는 탄핵 선고를 지체하지 말고 실행하라는 유흥식 추기경의 메시지는 감사했지만, 국민들의 타는 갈증을 해소하기엔 너무 부족했다. 가톨릭교회의 입장을 담은 시국선언문과 시국미사가 더 간절했고, 그래서인지 미사엔 더 많은 신자들이 모였고,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목소리는 하늘을 찌를 만큼 우렁찼다.

십자가를 들고 뒤를 따르는 수많은 사제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났다. 얼마나 간절하게 기다리던 시국미사던가! 미사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가! 가톨릭 신자만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나라를 지키겠다는, 악을 거부하겠다는, 정의를 쟁취하겠다는 공동체 모두의 염원을 하느님께 올려드리는게 미사 아닌가! 주교, 사제들은 그 일을 하라고 불리움 받은 이들이고 서원한 이들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이런 행동을 거부하는 것은 사제의 직무유기요, 지금 우리가 탄핵하려는 무리들과 다르지 않다.

십자가를 따라 입장하는 사제들의 제의가 그날따라 빛이 나고 아름다워보였다. 제의는 그 자체로 거룩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입은 사제의 삶이 거룩해야 빛나는 것이다. 서품받을 때의 첫마음을 잃지 않고, 가난하고 고통받고 혐오와 배제와 차별에 시달리는 약한 존재들의 '목소리'가 되어주고, 고통과 정의 앞에서 비굴하지 않는 사제에게서 빛이 난다. 

사제 서품식에서 주교가 새 사제에게 해주는 성경 말씀을 기억한다.

"여러분 가운데에서 좋은 일을 시작하신 분께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날까지 그 일을 완성하시리라고 나는 확신합니다."(필리 1,6)

사제로 부르심 받는 이들 안에서 그분이 '좋은 일'을 시작하셨다는데 이 얼마나 든든하고 감사한 말씀인가! 뭐가 두려워서 교회 지도부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말해야 할 것을 미루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없다.

다행히 "헌법재판소는 국민에게 승복하라!"는 사제, 수도자 3,462인 시국선언문이 선포되었고, 많은 이들이 사제 수도자들과 한마음이 되어 시국미사도 드렸다. 이제는 우리들의 기도가, 염원이 하늘에 닿길, 그래서 헌재도 윤석열도 그를 둘러싼 수족들도 하느님 앞에 그리고 국민 앞에 '예' 할 것은 '예'하고 '아니오'할 것은 '아니오' 할 날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이정화 크리스티나
가톨릭일꾼 코디네이터
신수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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