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철의 생활하는 시
밥알 한 톨의 맛
-신진철
1.
하늘은 때 맞춰
비를 내렸고
태양은 쉴 새 없이
볕을 쪼여 주었다
흙은 뿌리를 잡아
바로 서게 해주었고
바람은 흔들어주며
몸을 바로 잡아주었다
농부의 땀방울과
깊은 탄식의 한숨
들판을 누비던
제비와 참새들의 노래
이 밥알 한 톨의 뜻
여기 배인 맛을 알겠니
농사꾼의 땀이 얼마나 단 지
눈물은 또 얼마나 고소한 지
2.
다 먹고 물린 밥그릇
가장자리에 붙은 밥 한 톹
수채구녕에 버려진
콩나물 한 오리
내 삶의 무게가
저들보다 무거울 수 있을까
내 살아온 시간이
더 값어치 나갈까
아마 아니지 싶다
내가 언제 남을 위해
몸 던졌었는데
목숨 내주었길래
신진철
충북 제천 덕산에서 일하며 시 짓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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