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요 여름인가요
-닐숨 박춘식
오월 첫날,
성당 마당의 성모님은
한여름
불타는 꽃 더미처럼
화려하게 번쩍거립니다
몇 해 전부터
보이지 않는 수은주가
성모 성월의 온도를 높이는
못된 짓거리로 훼방하고 있네요
지구 종말을 알리는 중저음 음향이든 ㅡ
칼날 같은 소프라노이든 ㅡ
하늘 엄마를 부르는,
저희 애원을 들어주소서
저희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마소서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4월 29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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