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멜로] 그는 슬퍼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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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멜로] 그는 슬퍼서 돌아갔다
  • 앤소니 드 멜로
  • 승인 2016.08.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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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으로 가는 길>-4

Birdy - People Help The People (유튜브 동영상)

"그러나 그 사람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
- 마르코 10,22

당신이 행복해지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늘상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당신이 불행이라는 프로그램에 세뇌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가? 그것은 컴퓨터에 수학방정식을 입력시켜놓고 세익스피어의 글을 꺼내려고 하니까 매번 실패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야기이다.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노력이나 선의 혹은 좋은 갈망들이 아니라, 당신이 얼마나 정확하게 프로그램에 의해 규정되고 있는지 명백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이 만들어진다:

먼저 당신의 사회와 문화가 당신에게 어떤 사람들과 어떤 특정한 것들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고 믿도록 당신을 가르친다. 주변을 돌아보기만 해보라. 곳곳의 사람들은 실제로 의심받지 않는 믿음 위에 자신의 삶을 세우고 있다. 그래서 어떤 것들 -돈, 권력, 성공, 인정, 좋은 평판, 사랑, 우정, 영성, 하느님 등- 이 없으면 그들이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당신자신이 지니고 있는 특별한 것들, 그것들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고 여기는 것들은 무엇인가?

이러한 믿음을 일단 삼키고 나면 당신은 자연스럽게 이 사람 혹은 사물에 집착을 하기 시작하고 그것이 없으면 행복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러면 당신의 소중한 그것이나 사람을 얻으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얻어진 다음에는 그것에 매달리며 그것을 잃게 되는 모든 가능성에 대항하여 싸우게 된다.

마침내 당신은 초라하게 정서적 의존을 하게 되고 당신이 집착하는 대상은 당신이 그것을 얻었을 때 당신을 전율케 하며 그것을 빼앗길까봐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잃어버렸을 때에는 당신을 비참하게 만든다.

사진=한상봉

이제 잠시 멈추어서 당신이 포로가 된 집착들의 끝도 없는 명단을 보고 공포 속에서 관조해 보라. 구체적인 적들과 사람들을 생각해라. 추상적으로 생각하지 말라... 집착이 당신을 손아귀에 넣은 다음에 당신은 온갖 힘을 다해 삶에서 깨어나는 매순간마다 주변의 세계를 다시 배치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럼으로써 당신이 집착의 대상물을 얻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매우 소진시키는 과제에 우리가 끄달려 살게 하고, 삶을 충만하게 즐기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거의 다 빼앗아간다. 끝없이 변해 가는 세계 속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당신은 그저 이런 모든 것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충만함과 평온함이 가득한 삶 대신 당신은 두려움, 불안, 걱정, 불안정, 의심, 긴장의 삶을 맞게 된다.

잠시 지나가는 덧없는 순간동안 세상은 실제로 당신의 노력에 양보하여 당신의 욕구에 어울리게 자신을 재배치한다. 그러면 당신은 순간 행복해진다. 아니 오히려 행복이 아닌 섬광 같은 쾌락을 경험하는 것인데, 이러한 순간의 쾌락 밑에는 당신이 너무나 고통스럽게 당신자신의 프로그램대로 정비해 놓은 이 사물과 사람들의 세상이 어느 한 순간에라도 당신의 통제를 벗어나 당신을 좌절하게 만들 것이라는 -이 점에 있어서 세상은 절대로 빗나가는 법이 없어 늦거나 빨리든 꼭 그렇게 한다-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숙고해야 할 또 다른 점이 있다: 당신이 불안하거나 두려울 때마다, 그것은 당신이 집착의 대상물을 잃어버리거나 붙잡는데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지 않는가?

그리고 매번 당신이 질투를 느낄 때마다, 그것은 당신이 집착해있는 그것을 어떤 사람이 빼앗을 것 같아서 그러지 않는가? 그리고 당신의 모든 분노가 거의 대부분은 당신이 집착하고 있는 것과 당신 사이에 누군가가 가로막고 있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당신은 집착이 위협을 받을 때 얼마나 당신이 편집적이 되는지 보는가?

당신은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가 없다: 당신의 비젼전체가 엉망이 되지 않는가? 그리고 지루함을 느낄 때마다 그것은 당신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는 것들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그러지 않는가? 그리고 당신이 절망하고 비참함을 느낄 때마다 그 원인은 모두가 알 수 있다. 즉, 삶이란 당신이 그것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확신하는 것을 당신에게 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당신이 경험하는 거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집착에서 나오는 직접적인 결과이다.

그래서 당신은 당신이 지닌 집착에 의해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그리고 정확히 바로 그 짐에 매달림으로써 행복을 붙잡으려고 결사적으로 노력한다. 이러한 생각 자체가 너무나 터무니없는 것이다.

비극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을 붙잡는 방법이 바로 이것밖에 없다고 가르쳐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불안, 실망 그리고 슬픔만 확실히 가져다 줄 뿐이다. 다음의 진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진정으로 행복하기 위해서 한가지 유일하게 해야 할 일은 프로그램을 벗어나고 이러한 집착들을 없애버리는 일이라는 사실이다.

이 자명한 진실을 발견하게 되면 사람들은 그들이 집착하고 있는 것들을 버려야하는 고통을 생각하면서 공포에 떨게 된다. 그러나 집착을 버리는 과정은 전혀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반대로 집착을 버리는 것은 당신이 그것을 버리는데 사용하는 도구가 의지나 포기가 아니라 깨달음이라면, 완벽하게 즐거운 과정이 된다.

당신이 할 일은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집착하고 있는 대상이 참으로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또한 당신이 어떤 프로그램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는 것, 이 특정한 사람이나 저 사물 없이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도록 당신이 세뇌되었다는 것을 보는 것이다.

한 때 당신이 얼마나 상심했었는지, 당신에게 너무나 소중한 어떤 사람이나 어떤 것을 잃어버려서 다시는 절대로 행복해질 수 없다고 얼마나 확신했었는가? 그러나 그런 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시간이 흘렀고 당신은 다시 잘 지내는 것을 배우지 않았는가? 당신의 믿음이 얼마나 가짜인가를, 당신의 정신이 프로그램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실이 일깨워주었어야 했다.

집착은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믿음이며 당신 머리 속에 있는 환상이고 프로그램을 통하여 얻어진 것이다. 그러한 환상이 당신의 머리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집착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당신은 사물과 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꽤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짜 믿음이 부족한 경우, 당신은 집착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방법말고 어떤 것을 진실로 즐길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 이제 당신이 갖고 있는 모든 집착들을 나열하며 다시 재고해본다. 그리고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나 대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실제로 나는 너에게 전혀 집착하지 않는다. 다만 너 없이 내가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내 자신이 현혹되었을 따름이다.” 이렇게 정직하게 해보라. 그리고 당신의 안에서 나오는 변화를 보라:

“나는 실제로 너에게 집착한 것이 전혀 아니다. 그저 너없이 내가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 의해 내 자신이 속았을 따름이다.”

 

앤소니 드 멜로(Anthony de Mello)
예수회 신부로서 인도 푸나에 있는 사다나 사목상담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18년 동안 피정 지도, 기도 연수, 영성 치료 프로그램 등에 중점을 두고 일했다. 지은 책으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 <일분 헛소리>, <개구리의 기도>, <깨어나십시오>, <종교 박람회> 등이 있다.

<출처/ <사랑으로 가는 길>, 안소니 드 멜로, 참사람되어 200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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