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에 관하여 전화와 방문객의 방해 없이 피터 모린과 대화하고 싶을 때 나는 자주 성 안드레아 교회에서 그를 만나곤 하였다. 그는 미사 중엔 언제나 주의 깊고, 정중하며, 헌신적이고 매우 조용하였다. 그때는 신자들이 사제에게 응송했던, 전례가 쇄신된 시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미사는 완전한 침묵 중에 거행되었는데, 사제가 제대에서 예배를 드리면서 무릎을 꿇고 일어나고 손을 높이 들고 때때로 신자들쪽으로 몸을 돌리고 예배에 따르도록 조용히 그들을 훈계하면서 성체성사를 거행하였다.
우리의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매우 자주 불평들과 실망을 쏟아내었다. 피터는 온화한 애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관련된 원칙들을 몇 마디 말하고 나에게 애덕실천과, 겸허히 참아야 하고 충실하게 섬겨야 하는 종으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상기시키곤 했다.
그는 성 빈센트 아 바오로에 대하여 말하길 좋아하였다. 「몬시뇰 빈센트」영화가 나왔을 때 우리 모두는 그 영화를 보러 갔다. 그 성인이 젊은 자매 농부에게 했던 말을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다: “당신은 그들을 매우 많이 사랑해야한다, 왜냐하면 당신이 그들에게 준 빵을 그들이 용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에서 몬시뇰 빈센트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하여 말한 것이었다.
우리는 그 말을 가슴에 새겼으며 무력감속에 도움을 청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그 말을 적용시키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우리들 서로가 용서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특히 복음을 고백하고 자신들의 신앙을 분명히 표현하며 매일 성체성사에 참여하면서도 집에 와선 비웃고 스캔들을 반복해서 일으키며 다른 이들의 생각이나 일들을 경멸하는 소위 신심 깊은 사람들을 용서하는 것이 어려웠다. 어떤 친구들은 진짜로 모범적인 신심꾼들이었으나 다른 사람들은 유쾌한 건달들처럼 보여 밉지가 않았다. 야곱의 삶 보다 에사오의 삶이 훨씬 더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 일인가!
잠자는 늙은 부랑자
피터에 대해서는 온갖 종류의 일화가 있다. 한번은 웨스트체스터의 한 여성 클럽에서 연설하기 위해 초대받았을 때 그 클럽의 여성회장이 그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발견하곤 급히 전화를 하였다. 나는 피터는 항상 약속에 충실하며 일찍 기차를 타고 떠났다고 그녀를 안심시킬 수밖에 없었다. 내가 기차역을 점검해 보라고 하자 그녀는 이미 벌써 그렇게 했다고 하면서 그곳에는 잠자는 늙은 부랑자 이외엔 아무도 없었다고 대답하였다. “그가 틀림없이 피터예요” 내가 말하였다. 그리고 바로 그 사람이 피터였다.
다른 이야기는 피터가 가톨릭 학자이며 역사가인 칼튼 헤이즈의 집을 방문했던 때의 이야기이다. 그집 하녀는 그가 틀림없이 수리공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름 보일러를 수선하도록 지하실로 그를 안내하였다.
한번은 아이오와주의 데이분포트에 있는 성 암브로시오 대학측에서 초청연사인 피터를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은 부엌에서 그를 찾았다. 거리의 어느 배고픈 기사로 오해하여 한 동정심이 많은 신자 형제가 그를 먹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늘 더 많은 청중을 갈망했다
피터의 억양은 그가 강연하러 갔던 많은 학교가 대학에서 장애가 되었다. 많은 청중이 모인 곳에서 그의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던 학생들은 강연 도중 잡담하거나 웃고 놀았다. 그러나 피터의 진가가 실제로 발휘된 것은 교사들이나 사제들의 작은 그룹이 하는 세미나 때였다. 그의 말을 따라갈 수 있게만 되면 학생들은 넋을 잃고 듣고 있었으며, 많은 이들이 그의 생각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는 늘 더 많은 청중을 갈망했다. 아마도 인간의 자유에 대한 그의 엄청난 경외심이 줄어들게 된 유일한 때는 빵 배급을 타려고 줄을 선 사람들이 스프를 기다리는 동안 자신의 「쉬운 글」을 반복해서 틀어 주면서 그들을 동요시키려고 했던 때였을 것이다. 이것이 “세뇌”(그때는 보통 사용되지 않던 말이다)의 한 형태임이 알려졌다면 피터는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작가들은 피터를 쉼 없이 말하는 사람으로 자주 묘사하였다. 그들은 피터가 그 누구도 결코 한 마디도 참견 할 수 없게 했으며, 그는 대화를 한 것이 아니라 독백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나는 이런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피터는 그가 사용했던 기술을 매우 사려 깊게 우리에게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유니온 광장에 있는 벤취들에서 말이다. 처음엔 그가(혹은 다른 동료) 충분히 말을 하고 해야할 말을 모두 말한다. 그 다음에 먼저 들은 사람이 이야기를 한다. 말을 가로막는 것은 기술상의 실패였다. 또한 진정으로 듣고 다른 이가 말하는 동안 자신의 말을 준비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자주 피터가 “당신은 내 말을 귀여겨듣고 있지 않군요. 당신은 당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고 있군요”라고 슬프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진정으로 회개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다시 시작하려 하면 피터는 또 다른 친근한 상대를 찾아 밖으로 나가곤 하였다.
<빵과 물고기>는 미국 메리놀선교회 출판사인 올비스사에서 1997년에 발간된 Dorothy Day의 <Loaves and Fishes>(빵과 물고기)를 '참사람되어'에서 2000년 3월호에 번역한 것입니다. 도로시 데이가 이 책을 쓴 것은 1963년으로, 가톨릭일꾼공동체 운동이 시작된 지 30년만에 운동의 시작과 일꾼들의 삶을 간결하고도 따뜻하게 회상하고 있으며 운동의 입장과 신앙과의 통합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