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얼굴을 어떻게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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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얼굴을 어떻게 찾지?
  • 이원영
  • 승인 2022.01.23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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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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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람을 만나면 첫인상이 각인된다. 첫인상은 겉모습으로 인식된다. 생김새, 옷차림, 걸음걸이, 손짓, 말투, 목소리 등. 첫인상은 상대방을 판단하는데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한번 각인된 첫인상은 좀처럼 바뀌어 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첫인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나는 첫인상을 신뢰하지 않는다. 나의 편견이 작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편견은 색안경과 같아서 그 사람의 참모습을 왜곡시킨다. 그래서 첫인상은 첫인상 대로 남겨두고 대면한 상태에서 대화로 그의 얼굴을 찾아간다.

얼굴은 머리 앞부분에 해당하는 신체부위로 머리카락 아래에서 이마, 눈썹, 눈, 코, 입, 그리고 턱까지를 말한다. 얼굴은 생김새가 달라 사람을 구분하여 인지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얼굴의 또 다른 기능이 있다. 그것은 감정표현이다. 얼굴의 주요부분인 눈, 코, 입, 주름의 움직임과 얼굴색깔의 변화로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감정도 읽는다. 그래서 얼굴이란 말이 ‘얼(정신)꼴(모양)’에서 나왔다고 한다.

사람은 하느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았다. 그렇다면 하느님도 얼굴을 갖고 있을까? 모세를 만난 하느님은 당신의 얼굴을 보면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느님의 얼굴을 보지 못한 모세는 하느님의 얼굴이 이스라엘에게 비추어 평강을 주시기 원한다는 축복의 기도문을 가르쳤다. 시편기자들은 숨박꼭질을 하듯 하느님 얼굴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얼굴 유무를 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대면, 즉 얼굴을 본다는 말은 하느님을 만난다는 말이다. 하느님과 대면하는 방법은 기도다. 기도하면 하느님의 얼굴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기도한다고 하지만 하느님의 얼굴을 찾은 사람을 별로 없다. 왜 그럴까? 시편기자의 표현처럼 하느님께서 숨어계시기 때문일까? 영국기독교의 지성인이자 문학가인 C.S 루이스는 <우리가 얼굴을 찾을 때까지>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신들이 우리에게 드러내 놓고 말해 주지도 않고 우리 스스로 대답을 찾지도 못하게 하는 이유를 잘 알게 되었다. 이렇게 자기중심에 무슨 말이 있는지 찾아내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게 내 말의 의미입네 떠드는 소리를 신들이 뭐 하러 귀 기울여 듣겠는가? 우리가 아직 얼굴을 찾지 못했는데 어떻게 신과 얼굴을 맞댈 수 있겠는가?”

하느님과 대면할 수 있는 기도 속에서도 하느님의 얼굴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 속에 있는 이야기를 내놓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우리의 얼굴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얼굴을 알지 못하면 하느님 속에 자기 얼굴을 투영시키기 때문이다.

인간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 산 존재에서 죽는 존재로 변화되었다. 인간의 죽음은 판단하고 구별짓는 지혜를 스스로 선택하면서 하느님과 같은 지혜를 축적해서 인류문명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하느님과 같은 지혜로 삶의 터전인 지구환경과 자기동족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저주였으나 생명나무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복이 되었다. 주께서 새롭게 하신 구별의 지혜로 내 안의 선악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속에 있는 얼굴을 보고 욕망의 하느님을 걷어내자. 그 때 하느님의 낯(얼굴)을 피하지 않고 대면하게 될 것이다. 자기 욕망의 강화가 아닌 하느님과의 만남으로 정화, 성화, 일치의 기도로 그의 얼굴을 찾아보자.

 

이원영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인 삶을 추구하는
포천 사는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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