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가난이라는 것
상태바
자발적 가난이라는 것
  • 마크 엘리스
  • 승인 2021.10.25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톨릭일꾼공동체에서 보낸 1년-4월 16일

4월 16일

마가렛의 아파트에서 살면서 거실의 바퀴달린 소파에서 잔다는 것은 매일같이 침대를 두 번씩 만들었다 제자리로 두었다 하는 작업을 필요로 한다. 내 옷은 이 소파옆에 있는 가방안에 있다. 샤워는 건너편 5층에 가서 한다. 내 상황은 전혀 안정되지 않았고 초라하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나는 자발적인 가난속에 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나는 물건을 수집하려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책들, 약 50달러의 돈 그리고 내가 적어놓은 글들이다. 지난 석달동안 내가 입었던 옷은 다른 사람들처럼 옷방에서 구한 것들이다. 그래도 아직 난 더러운 것을 못 견딘다. 다시 말하자면 난 내 가난이 소박하고 또 어떻게 가난한지 알고 싶다.

내가 실천하고 싶은 가난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빼앗기는 것이다. 그리고 포기하면 할수록 우리가 지니고 있는 몇 개 안되는 물건들이 더욱 더 부담스러워진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하든지 간에, 우리는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과 다름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싸우게 된다.

매리 하우스를 고치러 온 한 노동자가 나보고 실업자이고 공동체에 의해 도움을 받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내 즉각적인 대답은 내가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한 것이었다. 이런 나의 말은 전혀 맞는 것이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난 어찌됐건 바우어리 사람들이나 가난한 사람들과 봉사자(나같은 사람)들 간의 차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나는 내 친구들이나 가족이 확인할 필요가 있듯이, 나 자신도 “이” 세계의 한가운데에 있지만 아직 그곳에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마크 H. 엘리스 / <피터 모린; 20세기에 살다 간 예언자>의 저자. 엘리스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 대학에서 유다학연구센터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다학을 가르치다 은퇴하였다. 그는 스무 권 이상의 책을 쓰고 편집했다. 그의 대표작은 <해방의 유다신학>, <거룩하지 않은 동맹>, <우리시대의 종교와 포악성>, <예언의 미래: 고대 이스라엘 지혜의 재현> 등이 있다. 그는 유대인이면서도 유대극우주의의 강력한 비판자로 알려져 있으며, 이스라엘의 미래를 팔레스티나와의 평화로운 연대에서 찾고 있다. 최근에는 <불타는 아이들: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유대적 관점>(2014), <추방과 예언: 새로운 디아스포라의 이미지>(2015)를 저술하였다.

종이신문 <가톨릭일꾼>(무료) 정기구독 신청하기 
http://www.catholicworker.kr/com/kd.htm

도로시데이영성센터-가톨릭일꾼 후원하기
https://v3.ngocms.co.kr/system/member_signup/join_option_select_03.html?id=hva8204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