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의 기도-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하는 신실한 여정》, 김요한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얼마 전 우리 회사에 평소 가깝게 지내는 K 목사님이 다녀갔다. K목사님은 한국 여성으로 오래전 독일에서 교육학 박사를 취득하고 그곳 중고등학교에서 교목 생활을 하며 주일에는 독일교회에서 설교 봉사를 한다. 그녀가 섬기는 교회에는 100% 독일인들이 출석한다. 그날 K 목사님이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제가 한국에 들려 한국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마다 참 생소하게 느껴지는 모습이 있어요. 독일교회에서는 주일 예배 시간에 개인을 위한 기도를 결코 드리지 않아요. 독일 그리스도인들은 예배 시간에 오직 정부와 나라를 위한 기도만 해요. 왜냐하면 그들이 생각하기에, 나라가 바로 서고 정부가 제 역할을 수행하면 개개인의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국가가 책임질 것이라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에요. 헌데 제가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교회에서 예배를 드려보면, 한국 그리스도인들은 전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 같아요. 참 불편한 풍경이에요.”
뼈아프지만 사실이 아니던가?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기도를 많이 하는 교회다. 그런데 한국교회 신자들의 기도는 거의 다 자기를 위한 기도다. 즉 자기 자신, 자기 가족, 자기 직장, 자기 교회를 위한 기도가 주를 이룬다."(268쪽)
"특히 소위 사회지도층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맺고 있는 악의 카르텔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결과 극단적인 사회양극화가 벌어져 수많은 사람들이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런 불의한 세상에 존재하는 교회가 한국사회의 모순과 패악을 혁파하는 기도를 드리기는커녕, 오히려 정글 같은 세상에서 어떡하든 자기와 자기 가족만 살아남기 위한 일에 모든 기도의 에너지를 탕진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교회 신자들의 기도는 지극히 이기적이고 탐욕스럽다.
그들의 기도에는 어떤 공적 책임감이나 올바른 역사의식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도리어 공동체는 어떻게 되든, 남은 어떻게 되든 말든, 나와 우리 가족만 기어이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사탄적 심보가 가득하다. 그 못된 심보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에 담아 표현하고 있으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실로, 한국교회의 대다수 기도 현장은 욕망의 용광로에 다름 아니다."(269쪽)
조용종 프란치스코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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