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메로 대주교 "형제자매들이여 두려워하지 맙시다, 오늘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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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로 대주교 "형제자매들이여 두려워하지 맙시다, 오늘밤에도"
  • 마리 데니스 등
  • 승인 2018.01.0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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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로메로-3

로메로는 무덤과 영광까지 백성들을 동반하였다.

가난한 사람들, 복음, 역사 그리고 순교의 동반: 이 말들은 로메로가 '가난한 사람들의 교회'의 특징으로 정의한 말들이었다. 그리고 이 말들은 물론 로메로 영성의 표징이기도 하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까이 끌리면서, 그 자신도 가난해졌다. 복음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는 기쁜 소식이라고 선포하면서, 그는 자기 자신이 기쁜 소식이 되었다. 역사 속에서, 죽음의 세력에 대항하여 가난한 사람들의 생명을 보호하면서, 로메로의 생명은 가난한 이들의 방어가 되었다. 백성들의 순교를 기념하면서, 자기 자신도 순교자가 되었다.

마지막에, 오스카 로메로는 세상에 대한 빛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었다. 교회의 오래된 지혜에 진실하게도, 그가 순교자로서 흘린 피는 새로운 생명의 씨앗이 되었다:

"저는 자주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저는 여러분에게 말해야 합니다. 저는 부활이 없는 죽음을 믿지 않습니다. 그들이 저를 죽이면, 살바도르 사람들 안에서 저는 부활할 것입니다."(로메로, 1980년 3월 19일 인터뷰에서)

어떤 예언자들은 신비가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예언자들, 신비가들, 그리고 순교자들이다. 오스카 아르눌포 로메로는 이런 사람들 중의 하나다. 로메로의 시성문제가 어떻게 결정되든, 라틴아메리카 백성들은 그를 자기들의 위대한 성인으로 선포하였다.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의 영성은 살바도르 사람들, 특히 그가 사랑했던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들과 분리하여 이해할 수 없다. 가난한 사람들의 세계에 들어가자 그는 가난으로 못 박히고 폭력으로 고문 받는 그의 백성들과 얼굴을 맞대게 되었다. 그곳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상처 속에서 로메로는 세상을 위한 생명, 빛, 구원의 원천을 발견하였다.

"이 백성들과 함께라면 선한 목자가 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됨으로써 그들을 섬겨달라고 밀어붙입니다."(로메로, <사랑의 폭력>에서)

그렇다면 우리는 오스카 로메로가 만난 백성들의 극적인 역사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엘살바도르의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과거에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위험에 처해있으며 죽음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이르게 찾아온다. 해방을 향한 백성들의 투쟁의 역사는 로메로의 영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는 비옥한 토양이다. 살바도르 백성들의 부활과 새로운 생명의 정신을 알 수 있기 전에 우리는 그들의 수난과 죽음에 관하여 무엇인가 알아야 한다.

“대주교님!”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는데, 그의 삶이 빼앗기고 무시 받는 사람들에 대한 전대미문의 충실함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며, 그는 라틴아메리카의 위대한 성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최근의 기억 속에서 말과 행동으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심오한 사랑을 표현한 성직자는 소수다. 몇 안 되는 주교들이 매우 공개적으로 전체주의적 국가에 대항하여 사람들을 옹호했으며, 이는 대다수 살바도르 주교들에 의하여 넌지시 지지를 받고 미국 정부의 지시대로 움직인 주교들보다 훨씬 적은 숫자였다.

확실하게도, 극한의 고통의 시간은 또한 미움의 불길에 저항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 그리고 교회와 그 사목요원들에 대한 폭력은 매일 쌓여만 갔으나, 살바도르 사람들은 소멸이 아니라, 안전의 문을 꽝꽝 닫는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열림”에 대하여 말했다. 비록 군대가 출구를 막아버려도 가능한 것을 상상하고, 성찰하고 다시 또 성찰하는 살바도르 사람들의 이 카리스마는 아마도 로메로 자신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을 것이다. 다음은 테러가 절정에 달했을 때 로메로의 심정을 보여준다:

"형제자매들이여 두려워하지 맙시다. 우리는 어렵고도 불확실한 나날을 살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밤 우리가 감옥에 갇히고 살해의 희생자들이 될지 모릅니다. ⵈ 그러나 제가 알고 있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체포된 후 사라진 사람들, 유괴, 실종 때문에 슬퍼하는 사람들을 하느님은 알고 계시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ⵈ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ⵈ 그분은 우리의 역사도 사랑하십니다."(로메로, <사랑의 폭력>에서)

1980년 초에, 산살바도르 외곽의 공중 쓰레기 하치장에 시신들이 매일 높게 쌓이고 있을 때, 주교들, 교황사절들, 그리고 정부요원들이 중립을 요구했을 때, 오스카 로메로는 낙오된 사람들 편을 선택하였고, 역사의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옹호하기 위하여 문자 그대로 홀로 섰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이란, 역사 속에서 하느님의 계시가 드러나는 자리라고 믿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열림”이었고 폭력이 어둠을 드리우는 곳에 그곳으로부터 빛이 쏟아지고 있는 것을 로메로는 보았다. 가난한 사람들은 유혈과 소멸 한 가운데에서 희망과 가능성의 하느님이 발견되는 “열림”이었다.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교회를 구성원의 숫자나 물질적인 건물로 생각하지 맙시다.ⵈ 그들은 많은 건물들을 교회에서 훔쳐 도서관이나 군 막사 그리고 시장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곳의 물질적인 벽들은 역사 속에 방치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 백성들이고, 여러분의 마음입니다."(로메로, <사랑의 폭력>에서)

대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의 편을 선택하면서, 로메로는 권력가들을 고발하고 지워버렸다고 여겨졌다. 그렇지만 이것은 결코 그의 뜻이 아니었다. 반대로, 그는 권력가들이 정의와 연민의 하느님께 돌아오도록 초대하고 또 초대하였다. 그러나 엄청난 대 박해 앞에서 중립이란 불가능하다고 로메로는 말했다.

"여러분은 정부와 백성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람들 편을 들기 때문에 교회와도 갈등이 있습니다. 저는 교회가 정부와 싸우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저로서는 정부와 논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제가 전복을 꾀하고 정치 문제에 관여한다고 말할 때,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저는 교회의 사명이 그리스도의 사명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교회는 사람들이 정의를 추구할 때에 함께 하고 그들을 구원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미움, 복수, 혹은 불의한 폭력의 길을 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런 뜻으로, 우리는 사람들,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동반합니다. 물론, 백성들을 짓밟는 사람들은 교회와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로메로, <사랑의 폭력>에서)

[원출처] <오스카 로메로-삶과 글에 관한 성찰(1917~1980)>, 마리 데니스, 레니 골든, 스코트 라이트
[출처] <참사람되어> 201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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