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뇨의 안젤라 "그리스도의 가난에 슬픔을 느꼈다"
상태바
폴리뇨의 안젤라 "그리스도의 가난에 슬픔을 느꼈다"
  • 월리암 J. 쇼트
  • 승인 2017.09.25 0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난과 즐거움-7

프란치스코와 형제들, 클라라와 자매들의 그룹들과 함께 초기 프란치스코운동에는 비슷한 형태의 복음적 생활을 따랐던 다른 남자들과 여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속죄의 형제자매들로서 나중에 ‘제3회’라고 불렀고, 오늘날에는 '프란치스코 재속회'라고 알려져 있다. 결혼했거나 독신이거나, 그들 자신의 집에 살면서, 소그룹이거나 홀로 살든지 간에, 이 평신도 속죄자들은 프란치스코 영성에 고유한 기여를 했다.

 

폴리뇨의 안젤라(Angela of Foligno, 1248-1309)는 속죄회의 초기 구성원으로 종교적 체험에 관한 저술로 풍부한 유산을 남겼다. 안젤라는 허영과 죄로 가득찬 인생 초기를 보냈다고 서술한다. 그는 결혼을 했고, 초기에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그때의 신앙은 천박하고 꾸밈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40대 초기에 깊은 신앙적 회심을 겪기 시작해서 프란치스코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다. 남편과 아이들이 죽은 후 종교적 갈증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안젤라는 가진 재산을 거의 다 팔고 가난한 이들을 돌보았다. 병든이들과 나병 환자들을 돌보았고, 고향 마을에서 신앙의 친구들과 함께 속죄와 기도의 삶을 살았다.

육화의 신비에 관한 프란치스코회의 전통을 성찰하면서 안젤라의 자서전으로 알려진<회상>은 다음과 같이 자신의 체험을 정리하여 생생하게 묘사한다.

"한번은 육화하신 하느님의 아들의 가난에 관해 묵상하고 있었다. 나는 그분의 가난을 보았다. 그 가난의 위대함이 내 마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분은 내가 가난과 그 위대함을 보기를 원하셨다. 그리고 그분이 자신을 가난하게 만들면서까지 사랑하셨던 사람들을 보았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그분의 가난 그 이상을 보기를 원하셨다. 그래서 나는 그분의 가난한 친구들과 친척들까지 보았다. 나는 그분이 너무나 가난하여 그분 자신을 돌볼 수 없는 지경까지 보았다. 때때로 거룩한 힘은 겸손 때문에 숨겨져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하느님의 힘이 숨겨져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랬다면 그분께서 그렇게 가르치셨을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의 가난을 보면서 나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슬픔을 느꼈다. 왜냐하면 그분의 가난 안에서 나는 나 자신의 자만심이 얼마나 크게 자리 잡고 있는가를 보았으므로 더 이상 즐거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가난이 그처럼 큰 선이 아니라면, 나는 그것을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가난이 그처럼 고귀한 것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것을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원출처] <가난과 즐거움-프란치스코회의 전통>, 월리암 J. 쇼트(프란치스코회)
[출처] <참사람되어> 2008년 10월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