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종은 예수성심 대축일인 6월23일 산타 마르타의 집 아침미사 강론에서 주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작은이가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님은 우리를 선택하시어 삶의 여정 안에 우리와 관계하시고, 우리 사랑을 위하여 당신 아들의 생명을 주셨습니다. 오늘 제1독서 신명기에서는 모세가 하느님께서 땅 위의 모든 민족들 가운데 특별히 그의 백성으로 삼기 위하여 우리를 선택하셨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과 우리 구원의 거대한 신비를 기쁨으로 거행하는 은총을 우리에게 주십니다. 곧 우리의 신앙을 거행하면서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신명기에 담긴 ‘선택하다’와 ‘작음’이라는 두 단어를 기억합시다.
그분을 선택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스스로 우리에게 사로잡히신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삶과 이어져 있기에 끊을 수가 없습니다. 그분은 큰 내기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태도에 신의를 지킵니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선택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정체성입니다. “나는 이 종교를 선택했다”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당신을 선택했고, 당신을 부르셨고 자기 자신을 결합시키셨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것을 믿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할 것이고 복음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모세가 주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신 이유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 가장 작아서’임을 명시한 것처럼 두 번째 단어로 작음을 기억합시다. 그분은 우리의 작음을 사랑했고 이것 때문에 우리를 선택했습니다. 그분께서는 어른이 아닌, 작은이, 작은이들을 선택하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작은이들에게 당신을 보여주십니다.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십니다.”(마태 11,25)
그분께서는 작은이들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십니다. 만약 당신이 예수의 신비에 대해 이해하기를 원한다면 당신을 낮추십시오. 작은이가 되십시오.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선택한 것 뿐 아니라, 작은이들에게 당신을 드러내 보이시고, 또 작은이들을 부르십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고통과 피곤 등으로 여러분은 더 작은이들입니다. 그분은 작은이들을 선택하시고 작은이들에게 자신을 나타내 보이시고 작은이들을 부르십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부르지 않으십니까? 그분의 가슴은 열려 있지만 어른들은 자기 자신으로 가득차 있기 때문에 그분의 음성을 듣지 못합니다. 주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는 작은이들이 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주님께서는 누군가가 말한 것처럼 신자들을 위한 ‘상본’이 아닌 그리스도 마음의 신비로 다가갑니다. 그리스도의 찔린 심장은 계시의 마음, 우리 신앙의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작은이가 되셨고, 이 길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을 겸손하게 한다는 것과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자기를 낮추는 것은 작음을 향한 선택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마병정의 창에 찔린 그리스도의 몸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내렸음을 생각하게 하고, 사랑하며, 선택하고, 신의가 있는 마음, 그리고 우리와 결합하고, 작은이들에게 자신을 드러내고 작은이들을 부르며, 자신이 작은이가 된 것, 바로 이것이 그리스도의 신비입니다. “여러분 하느님을 믿습니까”, “네. 네”, “또한 예수님을 믿습니까”, “네” “예수님이 하느님입니까?” “네”.
그러나 신비는 이것입니다. 선택하는 것과 결합하는 것에 대한 충실,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까지 작아짐, 곧, 작은이가 되는 것, 자기를 낮추는 것. 이것이 표현이고, 이것이 하느님의 영광입니다. 신앙의 문제는 우리 삶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없거나 작은 신앙으로 아주 덕이 있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당신의 충실로 우리를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로부터 여기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무엇 때문에 우리에게 거대한 업적, 구원의 거대한 업적, 부활의 거대한 업적의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성심)을 거행하는 은총을 허락하시도록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