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헌 주교 "덕과 지도력 갖춘 대통령 선출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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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헌 주교 "덕과 지도력 갖춘 대통령 선출되어야"
  • 이기헌 주교
  • 승인 2017.01.0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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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교구 이기헌 주교 2017년 신년 메시지

"하느님을 찾으려 평화의 사도로 사는 해가 됩시다"

이기헌 주교. 사진=한상봉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하느님의 축복이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가득 내리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내려주신 소중한 한 해를 겸손되이 봉헌하며 금년 한해도 하느님께서 함께 해주시기를 청하도록 합시다.

새해 첫날은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고 평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새해 첫날 전례 안에서 맞게 되는 두 날은 신자들에게 한 해를 인도해주는 안내등 같아 보입니다. 성모님의 축일은 우리에게 신앙을 생각하게 해주고, 평화의 날은 우리에게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고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도로 살기를 초대합니다.

첫째, 올해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믿음을 키우기 위해 애쓰는 한 해가 되도록 합시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때로는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셔서 나의 존재를 차지하시는 분이기도 하시지만, 너무나 깊고 무한한 분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그 분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시간을 자주 갖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 아버지와 대화하는 것이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고,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 향하는 것입니다. 기도에 맛들이면 이 세상의 그 어떤 일보다 기도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감미롭고 평화롭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기도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자기에게 맞는 기도를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체조배를 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고 거룩해 많은 신자들을 회개시킨 아르스의 성인 비안네 신부님은 우리에게 성체조배를 알려주셨고, 묵주기도를 평생 사랑하셔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고 말씀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은 묵주기도의 해를 선포하시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리고 고요함 속에 머물면서 조용히 묵상하면서 성령께서 들려주시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하느님과 함께 하는 묵상기도 또한 소중한 기도입니다. 기도서에 있는 여러 가지 호칭기도를 비롯하여 특별한 지향을 가지고 하는 기도도 좋은 기도입니다.

그러나 기도를 더 잘하고 기도의 소재를 얻기 위해서 우리는 성경을 읽고 쓰고 묵상하는 것을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와 마음을 뜨겁게 해 주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계적으로 성경을 배운다면 성경의 기쁨을 훨씬 쉽게 맛들일 수 있습니다.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워 주고, 죄와 슬픔, 내적 공허와  외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줍니다(복음의 기쁨 1항).  이러한 기쁨을 성경을 통해 느끼도록 합시다.

둘째, 평화를 위한 사도로 살아가는 한해가 됩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정치상황은 최악의 상태였습니다. 최고 권력자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국정농단 사태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었고 국민들 가슴에 큰 상처를 남겨, 마음이 온전히 치유되고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아물기까지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훌륭한 덕과 지도력을 갖춘 대통령이 올해 예정된 선거에서 선출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해야 겠습니다. 

또 국내정치 상황 못지 않게 남북관계 또한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악화되었습니다. 작년 초에 시작되었던 북한의 핵실험은 한반도와 주변 나라들을 불안하게 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한 응징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하고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과 교류를 전면 중지시켰습니다. 이런 대치 상황이 지속되는 한 남북의 골은 갈수록 깊어만 가고, 남북화해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를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패권다툼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평화는 신앙인들이 추구하는 소중한 가치이며, 평화를 위해 일하는 것은 신자들의 의무이고, 이는 참된 행복에서 제시하는 참 행복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올해에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계평화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남과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바치는 기도시간을  갖기를 권고합니다. 가족이 함께 바치는 기도는 자녀들에게 무관심했던 북한 형제들을 생각케 해 줌과 동시에 평화의 소중함을 심어주는 시간이 되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지금까지 계속해왔던 밤 아홉시에 바치는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가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교우 여러분들의 가정에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항상 함께 하기를 빕니다. 

2017년 1월 1일,
교구장 이 기 헌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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