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처럼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주어진 것에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제도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있어 별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앞에서 두려워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제도나 구조가 다른 것보다 별로 낫지 못하다는 사실에 괴로와 합니다.
예를 들어 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따르고 싶은 사제나 수도자들은 같은 동료들에게서 오해를 받는다고 놀라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공동체를 떠나고 위험스런 한이나 쓰라림에 자신을 마구 내맡겨 버리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패배감을 느끼는 대신에, 또한 교회 제도 바깥에서 어떻게 이 제도를 개혁할 것인가 궁리하며 교회를 떠나는 대신에,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교회 제도 안에서 그리고 다른 온갖 곳에서 찾아내는 것은 어떨까요 ? 이웃에게 보다 더 봉사하고 싶은 원의를 지닌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만나고 보다 효과적이고 건설적인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그렇다고 더 보수적인 사람들을 단죄하고 그들을 꺾을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교회 제도를 그 안으로부터 활성화 할려고 할때에 혼자 고립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용기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일을 하려면 오해받는 것도 각오해야 합니다. 우리의 의도가 아무리 순수하다해도 반항아로 보일 것입니다. 아마도 벌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가진 용기, 신중함, 충실함, 친절함, 결단력, 책임감에 대하여 진정한 평가를 내릴 수 있는 기회도 됩니다.
비슷한 상황은 개신교 교회에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의를 통하여 평화를 이루려고 하고 자유를 향한 참교육에 종사하다보면 박해를 받게 됩니다. 사람들은 이런 일에 대하여 놀라고 의심스러워 합니다. 투신하는 사람들은 “과격하거나” “골수 공산주의자”로 몰립니다. 그래서 투신하는 사람들은 그들에 대한 이런 심판이 비복음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 대하여 나쁜 소문이 돌면 화가 나고, 그리스도께 충실하기 위하여는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성직자와 평신도들도 이와 마찬가지 상황에 처합니다. 교회 제도의 잘못된 점에 대하여 비판하는 것이 아무리 옳고 필요한 일이라 할지라도 단 한번에 그런 잘못들이 쉽게 수정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실수입니다. 그리고 제도나 구조, 단체를 벗어나 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불행하게도 시작에는 가장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구조, 제도가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견딜 수 없게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는 어느곳에 가나 이웃에의 봉사를 보다 충실하게 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제도에 속해있는 소수의 아브라함같은 사람들은 함께 뭉쳐서 핵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소수의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엄청난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젊은이들, 성인들, 불교신자, 모슬렘 신자, 유대인, 가톨릭인 그리고 심지어 무신론자들까지 모두가 그들이 속한 구조나 제도에 대하여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들 모두에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떠나고 싶은 유혹을 자각하면서도 그것을 극복할 걸음을 떼십시요. 가난한 이들에게 보다 충실하게 응답하고 싶은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우리는 절대로 혼자가 아닙니다. 이런 원의를 지닌 소수가 도처에 있습니다. 이들은 도처에서 함께 뭉치라는 신호만 기다리고 있는, 적은 숫자이지만 아브라함의 후손들입니다.
[출처] <까마라 할아버지와의 대화: 고통 한 가운데에서 희망을>, 참사람되어 1993년 3월호
돔 헬더 카마라(Dom Helder Camara)
"내가 가난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면 사람들은 나를 성인(聖人)이라 부르고, 내가 가난한 이들에게 왜 먹을 것이 없는지 물으면 사람들은 나를 사회주의자라고 부른다"는 말로 유명한 브라질교회의 대주교. 라틴아메리카 해방신학의 산실인 브라질 레시페 신학교 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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