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사라진 까치들에게    

2024-03-19     닐숨 박춘식
사진출처=pixabay.com

멀리 사라진 까치들에게    

-닐숨 박춘식

 

몇 해 전
마을 까치들이 영영 떠나자
촘촘했던 까치둥지가 이제는
앙상한 꼬챙이로 기울어져서
차가운 봄비에 떨고 있네요  

‘까마귀’는 성경에 몇 번 나타나지만
‘까치’는 산 넘어 멀리 문병 갔는지
성경에도 보이지 않아
더더욱 마음 짠하여 죄스러우네요

‘까치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아이들과 함께 노래 부를 수도 없고,

멀리 떠난 까치를 모셔 올 수 있다면
진정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시인의 집 마당에
건축 자재 꼬챙이를 색색으로
휘파람 불며 마련할 거예요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4년 3월 18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