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나무는 새들이 사는 집인데
김유철 시인이 만난 시
2023-08-26 김유철
가족회의
-이응인
창고 옆에 훌쩍 자란
목련 나무를 베어버리나 어쩌나
삐죽하니 키만 크고 쓸모가 없어
그래도 꽃 필 땐 환하고 좋잖아
거기 살구나무 심으면 어때
살구보다 단감나무 심어
제 맘대로 떠들다가
막내가 던진 한마디에 끝이 났다.
목련 나무는 새들이 사는 집인데
왜 우리 맘대로 해요?
『은행잎 편지와 밤비 라디오』(이응인. 2022년. 단비)
*시를 만난 시인의 말
그러게 말이다.
인간 맘대로, 어쩌면 돈이 되는대로
자르고, 깎고, 다듬고, 쌓고
그러다가 산사태며 해일이며 고속도로 변경까지 난리법석이니.그러하다.
김유철 스테파노
시인. 한국작가회의. 삶예술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