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진리에 오로지 진리에만 귀 기울이는
심광섭의 예술과 신학 노트
유대교회의 압박에 순응할 생각이 없었던 스피노자는 30일간 공동체에서 제외되는 소파문에 선고된다. 소파문은 유대신앙으로의 회귀를 위해 주어진 예비 기간이었다. 이 기간이 지나고도 스피노자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1656년 7월 26일, 이제 23세 나이, 암스테르담의 유대교 회당 공동체가 모여 스피노자에게 대 파문을 선고한다.
거대한 종교(국가)조직 對 한 사람 자그만 개인
“천사들의 결의와 성인의 판결에 따라 바루흐 스피노자를 저주하고 제명하여 추방한다. 이는 성스러운 하느님과 성인들의 공동체가 허락한 것이다. ... 여호수아가 여리고를 저주한 그 저주와 엘리사가 소년을 저주한 그 저주를 받고 율법서에 쓰여 있는 그 모든 저주를 받아라. 나갈 때에도 저주받을 것이며 들어올 때에도 저주받을 것이다. 주께서는 그를 결코 용서하지 마옵시고, 주의 노여움과 분노가 이 사람을 향해 불타게 하소서. ... 주는 그의 이름을 하늘 아래에서 지워 버리시고, 주께서는 이스라엘의 모든 부족에서 그를 제명하여 파멸을 내리소서. ... 어느 누구도 말이나 글로써 그와 교제하지 말 것이며, 그에게 호의를 보여서도 안 되며, 그가 한 지붕 아래 머물러서도 안 되며, 그의 가까이에 가서도 안 되며, 그가 저술한 책을 읽어서도 안 되느니라. ....”
루터의 파문과 유사하지만 루터와 달리 스피노자는 대항하려고 하지 않았다. 논쟁을 위한 논쟁은 그와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그는 한번은 이렇게 쓰고 있다.
“나는 각자가 자신의 본성을 따라 살도록 내버려 둘 것이다. 따라서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구원을 위해 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하니 내가 진리를 위해 살 수 있도록 나를 내버려 두어라.”
철학자 바이셰델은 이렇게 멘트한다. “진리에, 오로지 진리에만 귀 기울이는 사람은 그것 때문에 생겨나는 결과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인간의 판단 따위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스피노자는 진정한 철학자였다.”
심광섭
감리교신학대학 및 대학원 졸업(1985)
독일 베텔신학대학(Kirchliche Hochschule Bethel) 신학박사(1991)
(사)한국영성예술협회_예술목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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