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미루나무에게
2022-04-04 닐숨 박춘식
우크라이나의 미루나무에게
-닐숨 박춘식
연두색의 봄
‘차이콥스키의 비창 교향곡’*으로
우크라이나 밀밭을 지키는 미루나무에게 간다면
그 길, 그 맨바닥에
아이들의 피가 아직도 방울방울 뛰어오르며
엄마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 보아라.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는**
하느님의 말씀이 두려워
에둘러,
북아메리카를 거쳐 대서양과 유럽의 길로
‘베토벤 교향곡 3번’***을 껴안고 갑니다
한반도 보리밭 길의 미루나무가
밀밭을 지키는 우크라이나 미루나무에게
찢긴 가슴으로 가는 길
피 곤죽으로 가는 길
<출처> 닐숨의 미발표 시(2022년 4월 4일 월요일)
* 차이콥스키는 러시아의 음악가이며, ‘비창’은 우울함 비통함 처절함을 표현한 유명한 곡으로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 창세기 4장 10절, 카인이 아우 아벨을 죽이는 현장에서, 카인에게 야단치시는 하느님의 두려운 말씀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하여 기도 많이 바치시기를 간청합니다.
*** ‘베토벤 교향곡 3번’은 ‘영웅’이라고 불리며 ‘베토벤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교향곡’이라는 해설도 있습니다.